밤늦도록 뒤척이다가 아침에서야 푹 잤다
체온 체크하러 오니 몸이 자동으로 깼나
7:50이다
유튜브도 되니
아침에 듣기 좋은 음악을 틀었다
150곡이라니
종일 틀어 놔도 되겠네..
뜨거운 물로 샤워도 하고
혼자 있다고 대충 있어선 안된다는 건
정해진 규칙도 아닌데
나만의 규칙이다.
독일의 수용소에서
유대인을 포로로 잡아 놓았을 때
두부류의 사람이 있었다고 하지
한부류는 곧 죽을 거니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한부류는 그 상황에서도 희망을 갖고 저항했다는 것
그것을 표현한 것이
씻는 것이라고
아주 적은 양의 물인데도 반은 마시고 반으로 얼굴을 닦아 냈다고 하네
더러운 사람들을 해치고자 할 때는 들지 않는 양심이
얼굴을 닦아내어 인간임을 드러낸 부류를 해치고자 할때는 양심이 들었다 하지 않나..
여기는 수용소는 아니다
목숨의 위협을 느끼진 않는다
하지만 나의 하루가 이곳에서도 그냥 뭉개지길 원하지 않는다
아침식이다
전형적인 중국식이다.
중국에서 생활한 지가 8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한국의 김치가 빠진 식사는 허전하다
마트에서 사 온 <맛김치>를 꺼냈다.
자세히 보니
욕실 물품이네..
격리시설에 필요한 샴푸. 칫솔. 치약. 비누. 수건. 빨랫비누를 넣어 놨구나
제일 아래 이건 뭘까
모기 물렸을 때 바르는 건가?
까만 건 글씨요... 잘 모르겠다
그냥 파스 냄새다
파스인가 보다.. 추측만 할 뿐이다
아 오늘이 격리 5일 차구나 금요일이고
첫 주인데도 빨리 지나간 편이다
새로운 환경에서는 처음에는 좀 느리게 가고
그 다음부터는 가속도가 붙지 않는가
이러다 다운 받아온 드라마도 다 못 보는 거 아닌가
안 되겠다 부지런히 봐야겠다
<사랑의 불시착>을 어디까지 봤더라
어제까지 11화까지 봤으니
오늘 다 볼 수 있겠구나...
울고 웃는 전형적인 한국 드라마.
사랑과 음모와 폭력과 유머가 잘 배합된,
끝을 예측 못하는.
작가 박지은의 상상력으로
남한 재벌가와 북한의 당원 아들 사랑 이야기
따뜻함이 묻어나기에
다 끝나고도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구나.
격리 시간이 없었더라면
볼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겨울연가처럼
사랑의 불시착도 일본에서 난리라 더니
지고지순한 사랑은 모든 나라 여성의 변치 않는 바람인가 보다...
매번
<일없습메다>를 입에 달고 살던
리정혁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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