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사랑하는 이에게 (7) 썸네일형 리스트형 남혜경 메일도 전화도 안되네 메일 확인해주고 전화도 받아주렴 궁금해 캐나다 깨수니에게 지금 캐나다 날씨는 어떤지 궁금하다 여기 상해 가을 날씨는 선선하다 하늘은 드없이 높고 맑고 낮에는 긴팔 옷을 입고 아침저녁에는 잠바를 입어야 할 정도야 재혁이는 새로운 학교생활은 잘하고 있는지 류머티스로 고생하는데 아이들 돌보는 건 많이 힘들지 않나? 이런저런 생각이 나서 이렇게 펜을 들었어 나도 한국에 있다가 상해와서 매일 매일 바쁘게 잘 지내고 있어 누구는 그러더라 일하다가 이제 휴직 중인데 왜 그렇게 바쁘게 지내냐고 근데 이게 그렇지가 않네 놀아봐도 별거 없어 그냥 열심히 하고 싶은거 하는 게 좋더라고 말씀도 배우고 강의안도 짜 보고 강의도 해 보고 많은 사람들도 만나고 공동체에서 스텝으로 섬기고 그래 어쩜 이게 노는건지도 모르겠네. 우리가 일하면 시간과 공간에 자유가 없잖아 급여로 그것과 맞교환.. 보고 싶은 수정이에게 수정아 잘 지내지? 한국의 가을 하늘도 드높고 이쁘지? 이 편지를 언제쯤 읽으려나 가끔 메일을 보내도 한참 지나서야 확인했었는데... 괜찮아 이렇게 연락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한국에서 8개월간 지내며 수정이를 몇번 만났던가 두 번인가 세 번인가 첫 만남 기억나지? 서로 못 알아봤기에 다른 자리에 앉아서 서로 기다렸었지 첫 만남이었지만 마치 어제 만난 사이처럼 그런 시간을 보냈었지... 그리고 기억나는 건 곤드레밥집에서 만났었구나 세 아이들을 돌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야 그리고 사춘기 아이들은 더 어렵지 휴직을 하고 있어도 아직 온전히 충전하지 못하였기에 지쳐 있었던 모습이 아련히 기억나네 게다가 남편도 지방으로 발령 났다고 했지 혼자서 아이들과 지내며 울며 학교 가는 막내까지 돌본다는 게 너무.. 사랑하는 둘째 딸에게 이웃도 없고 사람도 드문 외딴집에서 너희 4남매 옹기종기 모여 살아온 삶은 사람이 참 그리웠다. 친구란 이름조차도 모르고. 엄마가 어쩌다 장에나 외출을 하면 따라 나서서 엄마가 남들과 대화하면 좋아하던 그때. 둘째 딸 너는 정이 많다. 엄마 아는 사람에게 인사 잘하는 예쁜 네가 폐렴에 걸려 많은 고생 했지. 엄마의 마음은 어떻게 해서라도 고쳐주어야지 항상 걱정 근심이었다. 안쓰럽고 고기 한번 못 먹이고 과자 못 사 먹인 너는 어릴 때부터 엄마 마음을 알아주었지. 엄마 아버지 일 도와주는 게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용돈이 없어도 달라는 말 한마디 하지 않는 내 둘째 딸. 공부하느라 고생 많았지. 힘든 시절을 겪으며 착하게 자라준 딸 어느덧 착한 남자 만나 두 아이 어머니로 한 가정의 아내로 내조를 잘하는 .. 캐나다의 천사에게 잘 지내지? 아들과 캐나다로 간지도 벌써 1년이 다가오는구나 그곳에서 품고 있는 아이들을 가르치며 힘든 상황 속에서도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선뜻 손을 내민 캐나다의 천사.. 아픈 손목으로 아이들을 안아주고 아픈 발목으로 먼 거리를 출근하고 아픈 마음으로 아들과 함께 두 손 모으며 드리는 가정예배 소망하는 것 한국의 남편도 그곳에서 함께 하길 바란다고 이 아침에 그것이 이루어질 날을 바라며 간절히 나도 두 손 모으게 마음이 이쁜 이에게 어찌 알았소?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내가 여러 차례 생각하고 도움을 요청할까 생각만 했는데 먼저 전화해 주면서 도와주겠다고 정확하게 말해 주어 나는 깜짝 놀랐소. 정말 마음이 이쁜 건가 서로 통하는 건가. 이 도움이 흘러 흘러 세상을 아름답게 할 거란 걸 나는 믿고 있소 상해 있는 자기에게 자기야 잘 지내지? 부부로 만나서 이렇게 뜻하지 않게 떨어져 사는 날도 있구나. 함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이렇게 멀리 있어 보니 느끼게 되는 것 같아.. 일상이 그립다 늦잠을 자고 함께 밥을 먹고 손을 잡고 찾은 이쁜 커피숍 커피숍에 앉아 마시는 차한잔은 사랑 한 모금이었다는 것을 눈물이 나도록 그립다 만나고 싶다 만나는 그날 꼭 껴안고 자기의 품 안에서 한동안 있고 싶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