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17) 썸네일형 리스트형 읽고 싶은 책 주문 완료 자가 격리에 필요한 목록을 적어 보았다 1. 여권 2. 코로나 음성 결과지 3. 필요 옷 4. 약(해열제. 항생제. 씬지로이드. 당뇨약. 감기약.) 5. 타올 충분하게 6. 치약. 칫솔. 샴푸. 비누 7. 밑반찬(배추김치, 김, 멸치볶음, 깻잎절임) 8. 마스크(30개) 9. 노트북/충전기 10. 핸드폰 11. 컵라면. 12. 화장품 13. 다운받기 14. 일기장/샤프펜/볼펜 가~~ 장 중요한 것 14일간 시간이 충분하니깐 읽고 싶은 책 예스 24로 주문 완료~~~~ 일자목 오늘은 아무 데도 안 나가리 굳게 결심을 하고 있는데 문자가 날아오지 않는가 지금까지 병원 치료받은 거 보험 청구했더니 "일자별 외래 영수증을 떼어 보내세요" 내가 어떻게 보냈던가 진단서와 진료비 세부산정 내역. 외래 영수증을 딱 한 장으로 보냄 안되는가 부랴 부랴 영수증을 다시 발급받으러 나갔다 간 김에 다시 한번 주사도 맞고 도수치료도 받아야지 요즘 내 생활이 원룸에서 노트북 보고 핸드폰 들고 가끔 책도 보고 그래서 그런가 어느 날이던가 아침에 눈을 뜨고 누운 상태로 옆에 있는 핸드폰을 잡으려고 얼굴을 돌렸는데 아악~~ 어질어질 한 게 마치 땅 속으로 꺼지는 느낌이었지 않은가 철분이 부족한 빈혈이랑은 차원이 달랐다 그 길로 통증 의학과 가서 사진을 찍고 내 목 상태가 일자목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정말.. 코로나바이러스 확인 검사결과 ***님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에서 검사하신 코로나 19 검사 결과는 음성(정상)입니다 발열(37.5도)및 호흡기 증상이 추가로 발생하거나 기존 증상이 악화될 경우 본원 선별 진료소를 재방문해주십시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MMS 21:42 우와 문자가 탁 왔네요 검사를 14:00 즈음 했는데 밤에 결과를 보내 주네요 안내장에는 소요일이 1-2일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의료진들은 퇴근도 안하고 근무 중인가? 순간 가슴이 쿵쿵 뛰고 무슨 대학시험 합격 발표도 아닌데 떨렸어요... 나의 미열은 오진이고 나의 가래는 침이었었나 봐요.. 코로나 19 검사결과 확인서 발급절차는 아래와 같다고 문자 받고 다시 병원가서 결과지를 받음 된다는 참. 여권이나 신분증을 갖고 가야 된다죠 우리 예삐 예삐 나이가 7살이구나 완강하게 반대하던 나를 뒤로 하고 남편과 두 아들은 결국 두 달 된 예삐를 안고 들어 왔지 나는 직장 다닌다는 이유로 각자에게 업무를 분담시켰고 똥 당번. 밥 당번. 목욕 당번 그렇게 삼부자는 굳게 약속을 했었지 내 어린 시절의 멍멍이는 현관문에 있었어 가족이 먹다 남은 밥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 가고 어느 복날 즈음이면 사라지던 그 이미지였어 그래서 집안에 사람이랑 멍멍이가 같이 산다는 건 용납되지 않았어 그 모든 생각과 각오는 예삐가 나에게 눈빛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사라져 갔어 아니 완전히 반대로 바뀌어갔어 아이들은 처음에만 몇 번 당번을 한 거 같아 아니 거의 안 했나 남편은 내가 들어오기 전 퇴근을 한 적이 없으니 나를 반겨 주는 예삐와의 시간이 그렇게 그렇게 흘러갔어 설거지.. 냄비 안의 포도 그 흔한 쟁반도 없는 원룸에서 냄비에다 포도를 한 송이 씻어 놓고 누웠다 다시 앉아 몇개 따 먹는다 한알 두알 속도가 난다 냄비의 포도가 사라지고 알맹이 쪽 빠진 껍질만 남는다 냄비 안에 남은 줄기 한줄 멀리서 보내준 문자가 참 고맙다 나의 일상을 걱정해주고 나를 위해 기도해 주고 나도 멀리 있는 지인들을 위해 그들의 일상을 걱정해주고 그들 위해 기도해 준다 이렇게 마음이 오고 가는건가 이렇게 살아간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오늘은 힘이 없어서 카페에 이렇게 올려 봤다 저는 이방에서 많은 정보도 받았고 또 일상을 나누시는 분들의 글을 읽으며 혼자 웃기도 하고 공감도 하고 그런 시간들을 보냈어요.. 이 시간으로 인해 나의 상황을 잊기도 해서 더 좋았고요 근데 오늘은 이방에 넋두리 좀 풀까 싶어요.. 저는 지금 해외서 지내다가 지난 1월 큰아들 군대 수료식에 참석하러 한국 들어왔다가 코로나로 오도 가도 못하고 코로나 이산가족으로 지낸 지 7개월째예요. 하루 이틀 가족이 헤어 진채로 그렇게 기다렸어요.. 언젠가는 웃으며 만날 날을 기다리며 한 겨울 파카를 입고 나왔다가 입을 옷도 없고 여름옷을 한두 벌 사기도 하고 이 집 저 집 도움을 받으며 지내고 있어요.. 생전 경험해 보지 못한 "집 없는 설움" 같은 것도 정말 작은 도움에도 눈물이 왈칵 나올 정도로 감정이 복박쳐 오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