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이 아침 식이 들어오고
격리 시간에 익숙해진다.
나름 할일들도 몇 개로 추려지고
어제와는 다른 의욕이 생긴다
땀이 날 정도로 제자리 뛰기도 했다
층간 소음으로 올라오진 않겠지 이 격리 방으로..
완연한 가을 하늘이다. 좀 뿌연 감도 있다.
한국 가을하늘은 정말 더 파랗고 이쁜데.
아~~ 그래도 남경에는 산이 있네
상해는 산이 없는데..
어제 앱으로 주문한 야채샐러드가 왔네
음 좀 실망스럽긴 하지만
어쩌랴. 삶고 데친 중국식이 아닌 것에 만족해야지
남편의 도움으로
즈푸바오깔고
이것까지 잘 깔았다
어디서 왔냐 한국이다
14일 격리 주소를 써라. 썼다
열이 있냐 없다
뭐 이런거 입력을 하니 빨간색이다
격리해제되면 초록색으로 변한다니.
참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구나
갑자기 잘 되던 VPN이 말썽이다
갑자기 연결이 안된다
노트북을 껐다가 다시 켜도
계속 연결이 안 된다
낭패다
그동안 준비했던 강의안을 구글 안에서 작성하고 있었는데
예상도 못한 일이다
그럼 다시 써야 하나
어제 한 양이 만만치 않은데
안돼 안돼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구글로 들어가야 한다...
일본도 미국도 홍콩도 싱가포르도 다 막혔다
뭐지
중국서 코로나 종식 선언하면서
이 딴 것도 다 막아 놓은 건 아니겠지
제발
나는 기계치다.
연결돼라...
일단 아들에게 SOS 쳤다
어찌할 수 없냐고...
아들 왈
내일도 안되면
본인이 로그인해서 어찌해본다니
그래 내일 내일 기다려 보자
<이태원 클라쓰>도 14화까지 달려왔다
남자 주인공의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는 부분이다
왠지 결말이 어떻게 될지 그림이 그려진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보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하루가 저물어간다
18층에서 바라다본 세상은
조용하게 흘러간다
나름 사연을 다 안고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조용하다
미워하고 할퀴고 험담하고 속상한 맘 안고 살고 싶지 않다
나 세상에 내려가면
사랑하고 도와주고 이뻐해 하고 기뻐하며 살고 싶네
격리 시간이 나를
바로 세워준다
고맙다
격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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