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VPN은 연결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상해 생활할 때 그토록 VPN 타령할 때는 몰랐다
나는 그것 없어도 사는것이 불편하지 않았다
그것이 없어도 나의 삶은 다른 것들로 연결이 되었기에.
하지만 알겠다
아이들은 그것을 통해 세상을 향하고 있었다는 것을,
유튜브도 정보도 그것이 막혀있으면 아무것도 못한다는 것을
여기 격리 기간에 알게 되었다
구글에 올려놓은 강의안을
아들의 도움으로 받아서 메모장에 정리해 본다
격리기간에 할일이 없다는 것은
무료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건
이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동력이 된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주변을 정리하고
씻고
오늘 하루를 시작한다
나만의 규칙이다
늦잠 자도 야단칠 사람도 없다
하지만 나는 누군가의 감시로 하지 않는다.
이것이 자율인가
그러니 더 좋다
9월 21일 있을 강의 준비로 하루가 부족하다
읽고 정리하고 찾고
멀었다..
남은 기간이 며칠 안 남았는데
조급해지지 말자
그냥 내가 소화할 수 있는 것까지만 준비하자
그리고 편안하게 하자
듣는 사람도 편안하게
참 신기하다
시간이 훅 지나간다
식사 시간이 나를 쉬게 한다
오늘 도시락은 색깔도 잘 맞추었다
탄수화물 단백질 함량도 좋다
내가 준비하는 식사와
남이 해 주는 식사의 차이점은 크다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이 기대감이 있어서인지
남이 해 주는 식사는 좋다
이제 격리기간 주는 식사도 며칠 안 남았구나
아쉽다..
오늘은 격리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문자로 안부를 물어봐 준다
잘 지내냐고
괜찮냐고
힘든 건 없냐고
힘내라고
혼자 있어 보니 안부를 물어봐 주는 게 얼마나 따뜻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전화 한 통화
문자 한 통
메일 한통
이것이 사랑이구나
살아갈 힘을 준다는 것을 깊이 알게 되었다
이런 표현도 내 삶이 여유가 없다면
하기 쉽지 않다
나 혼자도 힘든데 곁에 사람까지 신경을 쓴다는 건
특히나 요즘처럼 바쁜 시대를 사는 우리들은
쉽지 않다
주변 사람들을 떠 올려 본다
가족들
친구들
동료들
그리 많지 않은 사람들이네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구나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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