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한국 일기 (1396) 썸네일형 리스트형 [2020.8.25]자발적 집콕 감금이다 한 발도 안 나간다 창문도 열지 않는다 밤새 돌던 선풍기가 결국은 끄억끄억 거리기 시작한다 힘들지..너도. 바비가 온다는데 햇살은 따가운거 같다 느낌으로 안다 아니 매미들이 알려준다 마음이 갈라진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진다 아무것도 없다 그렇게 돌아다니길 좋아하던 내가 논바닥에 짝 말라 붙은 잡초가 되었다 이것이 도움이 된다면 그렇다면 자발적으로 감당하는 하루다 [2020.8.24]생애 첫 코로나 검사 예약을 하고 가려고 병원에 전화를 했더니 그냥 와서 줄 서라고.. 예약은 안 한다고... 어이쿠 요즘 전공의 파업도 하는데 갑자기 마음이 급하다 마스크로 입과 코를 꽉 막은 후 전철 타고 마을버스 타고 찾아갔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도착 10:00 도착했는데 오전 접수가 끝났단다. 네?? 아니 벌써 끝났어요?? 아침 8:30분부터 시작하면 적어도 10:00까지는 할 줄 알았는데 비닐옷을 칭칭 감은 안내 아저씨가 13:30 접수하니 그때 다시 오라고 하기에 주변을 둘러봤다 나 같은 사람이 몇 명 더 있다 기다리자니 아직 멀었고 어디 가자니 어정쩡한 모습으로.. 맞아 생각해 보니 아침을 콘푸레이크와 우유만 먹은 배가 꼬르 록 소리를 낸다 가까운 김밥 집에 들어갔다 듬성듬성.. 한두 명이 있다 검사하려고 온.. [2020.8.23]이불을 빨며 곧 바비 태풍이 올라온다지 청명한 하늘. 처서. 홑이불을 세탁기에 돌린다 밤새 흘린 나의 고민들을 몽땅 빨아 준다 일주일 후 새로운 땅에서 이 이불을 깔고 단잠을 잘 수 있기를 바라며. [2020.8.22]매미소리가 깨우는 아침 매미소리가 깨운다 어서 일어나라고. 원룸서 늦잠 자는 이 달콤함을 매미들이 시샘하나 보다 오늘은 토요일 누굴 만나는 것도 조심스러운 요즘 나와의 시간을 맘껏 누려야겠다 [2020.8.20] 긴 장마 뒤 새소리는 아침 창문을 열 때 네가 먼저 말을 거는구나 덥지 않았냐고 오늘은 무엇을 할 거냐고 먼저 말 걸어 주어 좋다 고맙다 나의 오늘 하루가 무엇으로 채워지고 어떤 소식으로 기뻐할지 나는 또 기대감과 설렘으로 시작한다 내가 노력해서 될 일도 있지만 오늘 소식은 내 노력이 아닌 결과임을 알기에 더욱 잠잠히 기다려야겠다.. 생각지도 않게 건네준 아침 새소리처럼 그렇게 먼저 말 걸어 주는 좋은 소식을. [2020.8.19] 기다림 코로나 이산가족으로 지낸 지 7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언제쯤 우리는 만날 수 있을까 내 뜻대로 되지 않는 하루하루 하지만 나는 기다림의 줄에 선다 이 긴 줄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하루를 보낸다 이전 1 ··· 137 138 139 14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