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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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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8.29]내일은 짐 가득한 수화물 캐리어 20kg와 기내용 캐리어를 끌고 어깨에는 노트북과 중요품을 넣은 백을 메고 고성능 차단 필터를 장착한 KF94 하얀 마스크를 끼고 나갈 것이다 버스터미널에 7:45 인천공항 가는 표를 예매하였기에 7:00경에는 나가야 되지 않을까... 미리 가서 앉아 있는 나에게는 영락없는 엄마의 모습이 그대로 있다 한 시간 반 정도 걸린다니 버스 안에서 뉴스를 보며 코로나 상황과 의료인의 파업과 이런저런 궁금함을 달래 봐야겠다 인천공항 도착해서는 먼저 좌석을 앞좌석을 요구해야겠다 아무래도 뒷좌석은 대기 시간이 길지 않을까 이 또한 나의 조급함이 내린 생각이지만 앞 좌석이 있을까 싶다 다들 마음은 비슷하니까 에서 서로 정보를 주고받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겠구나 2미터 간격을 띄우고 인사를 할 수..
[2020.8.28] 전화 한 통화가 어제 오후에 왔었지 한림대 갔다가 전철로 이동 중에. 상해서 알게 된 지인 "아직도 한국이에요?"로 시작된 그녀의 이야기는 일방적으로 자기 속내를 꺼내놓기 바빴다 간호사 출신이던 그녀가 상해 가면서 직장을 그만두었다고 했다 남편의 주재 기간이 끝나고 2019년 한국에 나오면서 그녀도 일을 알아봤다고 그리고 지금 고등학교 기간제 보건 선생님 일을 하게 되었다며 " 저 일 못하겠어요... 일은 얼마나 많은지 애들은 수업시간에 다 자고 보람도 없고 올 12월까지 계약인데 내일 당장 안 하겠다고 말하려고요" 전철 안에서 나는 듣기만 했다 마스크를 한 채 말을 하기도 잘 들리지도 않을 것 같아서.. 그녀는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 나 교장도 교감도 얼굴 잘 모르는데 무슨 결재를 맡아 오래요... 난 그냥 단순한..
[2020.8.27]태풍 바비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뉴스를 보지 않고 하늘만 바라보니 지나간 거 같기도 하고 구름만 뭉글뭉글 떠 다닌다 코로나와 긴 장마에 태풍까지 요즘 일기에 사용되는 단어들이 제한적인걸 알겠다. 자 오늘 하루라는 선물 포장을 열어보자 무엇이 담겨 있는지 내가 또 무엇을 담을지 기대감 입고 출발한다
[2020.8.26]Certification of copy of medical record 새벽밥을 해 먹고 전철을 탔다 26일부터 의사 선생님들이 파업을 한다지 오늘 병원 문을 닫았으면 어쩌나... 8:30분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에 도착했다 평상시처럼 접수도 받고 휴~~ 다행이다 손이 떨렸는지 사진이 흐리구나 신관2동 1층에서 접수를 하고 4층으로 올라갔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들 내 마음과 같은지 파업한다니 아침 일찍부터 나왔나 부다 간호사 왈 "결과 확인서 필요하신 거예요? 어디 가세요?" "네 중국요" 최근에 한글로도 발급가능하다고 들었기에 "한글로 해 주세요 " 했더니 "중국은 다들 영문으로 떼어 가던데요" 소신껏 말도 못하고 "네 영문으로 해주세요" 가격은 4000원으로 한글 발급이든 영문 발급이든 똑같단다 "예약한 환자부터 먼저 진료받으니 좀 기다려 주세요" 하..
[2020.8.25]자발적 집콕 감금이다 한 발도 안 나간다 창문도 열지 않는다 밤새 돌던 선풍기가 결국은 끄억끄억 거리기 시작한다 힘들지..너도. 바비가 온다는데 햇살은 따가운거 같다 느낌으로 안다 아니 매미들이 알려준다 마음이 갈라진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진다 아무것도 없다 그렇게 돌아다니길 좋아하던 내가 논바닥에 짝 말라 붙은 잡초가 되었다 이것이 도움이 된다면 그렇다면 자발적으로 감당하는 하루다
[2020.8.24]생애 첫 코로나 검사 예약을 하고 가려고 병원에 전화를 했더니 그냥 와서 줄 서라고.. 예약은 안 한다고... 어이쿠 요즘 전공의 파업도 하는데 갑자기 마음이 급하다 마스크로 입과 코를 꽉 막은 후 전철 타고 마을버스 타고 찾아갔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도착 10:00 도착했는데 오전 접수가 끝났단다. 네?? 아니 벌써 끝났어요?? 아침 8:30분부터 시작하면 적어도 10:00까지는 할 줄 알았는데 비닐옷을 칭칭 감은 안내 아저씨가 13:30 접수하니 그때 다시 오라고 하기에 주변을 둘러봤다 나 같은 사람이 몇 명 더 있다 기다리자니 아직 멀었고 어디 가자니 어정쩡한 모습으로.. 맞아 생각해 보니 아침을 콘푸레이크와 우유만 먹은 배가 꼬르 록 소리를 낸다 가까운 김밥 집에 들어갔다 듬성듬성.. 한두 명이 있다 검사하려고 온..
[2020.8.23]이불을 빨며 곧 바비 태풍이 올라온다지 청명한 하늘. 처서. 홑이불을 세탁기에 돌린다 밤새 흘린 나의 고민들을 몽땅 빨아 준다 일주일 후 새로운 땅에서 이 이불을 깔고 단잠을 잘 수 있기를 바라며.
[2020.8.22]매미소리가 깨우는 아침 매미소리가 깨운다 어서 일어나라고. 원룸서 늦잠 자는 이 달콤함을 매미들이 시샘하나 보다 오늘은 토요일 누굴 만나는 것도 조심스러운 요즘 나와의 시간을 맘껏 누려야겠다
[2020.8.20] 긴 장마 뒤 새소리는 아침 창문을 열 때 네가 먼저 말을 거는구나 덥지 않았냐고 오늘은 무엇을 할 거냐고 먼저 말 걸어 주어 좋다 고맙다 나의 오늘 하루가 무엇으로 채워지고 어떤 소식으로 기뻐할지 나는 또 기대감과 설렘으로 시작한다 내가 노력해서 될 일도 있지만 오늘 소식은 내 노력이 아닌 결과임을 알기에 더욱 잠잠히 기다려야겠다.. 생각지도 않게 건네준 아침 새소리처럼 그렇게 먼저 말 걸어 주는 좋은 소식을.
[2020.8.19] 기다림 코로나 이산가족으로 지낸 지 7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언제쯤 우리는 만날 수 있을까 내 뜻대로 되지 않는 하루하루 하지만 나는 기다림의 줄에 선다 이 긴 줄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하루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