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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8.23]이불을 빨며 곧 바비 태풍이 올라온다지 청명한 하늘. 처서. 홑이불을 세탁기에 돌린다 밤새 흘린 나의 고민들을 몽땅 빨아 준다 일주일 후 새로운 땅에서 이 이불을 깔고 단잠을 잘 수 있기를 바라며.
마음이 이쁜 이에게 어찌 알았소?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내가 여러 차례 생각하고 도움을 요청할까 생각만 했는데 먼저 전화해 주면서 도와주겠다고 정확하게 말해 주어 나는 깜짝 놀랐소. 정말 마음이 이쁜 건가 서로 통하는 건가. 이 도움이 흘러 흘러 세상을 아름답게 할 거란 걸 나는 믿고 있소
멀리서 보내준 문자가 참 고맙다 나의 일상을 걱정해주고 나를 위해 기도해 주고 나도 멀리 있는 지인들을 위해 그들의 일상을 걱정해주고 그들 위해 기도해 준다 이렇게 마음이 오고 가는건가 이렇게 살아간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2020.8.22]매미소리가 깨우는 아침 매미소리가 깨운다 어서 일어나라고. 원룸서 늦잠 자는 이 달콤함을 매미들이 시샘하나 보다 오늘은 토요일 누굴 만나는 것도 조심스러운 요즘 나와의 시간을 맘껏 누려야겠다
오늘은 힘이 없어서 카페에 이렇게 올려 봤다 저는 이방에서 많은 정보도 받았고 또 일상을 나누시는 분들의 글을 읽으며 혼자 웃기도 하고 공감도 하고 그런 시간들을 보냈어요.. 이 시간으로 인해 나의 상황을 잊기도 해서 더 좋았고요 근데 오늘은 이방에 넋두리 좀 풀까 싶어요.. 저는 지금 해외서 지내다가 지난 1월 큰아들 군대 수료식에 참석하러 한국 들어왔다가 코로나로 오도 가도 못하고 코로나 이산가족으로 지낸 지 7개월째예요. 하루 이틀 가족이 헤어 진채로 그렇게 기다렸어요.. 언젠가는 웃으며 만날 날을 기다리며 한 겨울 파카를 입고 나왔다가 입을 옷도 없고 여름옷을 한두 벌 사기도 하고 이 집 저 집 도움을 받으며 지내고 있어요.. 생전 경험해 보지 못한 "집 없는 설움" 같은 것도 정말 작은 도움에도 눈물이 왈칵 나올 정도로 감정이 복박쳐 오기..
[2020.8.20] 긴 장마 뒤 새소리는 아침 창문을 열 때 네가 먼저 말을 거는구나 덥지 않았냐고 오늘은 무엇을 할 거냐고 먼저 말 걸어 주어 좋다 고맙다 나의 오늘 하루가 무엇으로 채워지고 어떤 소식으로 기뻐할지 나는 또 기대감과 설렘으로 시작한다 내가 노력해서 될 일도 있지만 오늘 소식은 내 노력이 아닌 결과임을 알기에 더욱 잠잠히 기다려야겠다.. 생각지도 않게 건네준 아침 새소리처럼 그렇게 먼저 말 걸어 주는 좋은 소식을.
[2020.8.19] 기다림 코로나 이산가족으로 지낸 지 7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언제쯤 우리는 만날 수 있을까 내 뜻대로 되지 않는 하루하루 하지만 나는 기다림의 줄에 선다 이 긴 줄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하루를 보낸다
상해 있는 자기에게 자기야 잘 지내지? 부부로 만나서 이렇게 뜻하지 않게 떨어져 사는 날도 있구나. 함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이렇게 멀리 있어 보니 느끼게 되는 것 같아.. 일상이 그립다 늦잠을 자고 함께 밥을 먹고 손을 잡고 찾은 이쁜 커피숍 커피숍에 앉아 마시는 차한잔은 사랑 한 모금이었다는 것을 눈물이 나도록 그립다 만나고 싶다 만나는 그날 꼭 껴안고 자기의 품 안에서 한동안 있고 싶다